최근 5년여간 직장에서 근무하다 산업재해(산재)를 당했는데도 이를 신청하지 않은 채 건강보험을 이용하다 적발된 사례가 19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혜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6월까지 산업재해를 입고도 은폐하거나 신고하지 않았다가 적발된 건수는 18만9271건이었다. 이들이 쓴 건강보험료는 약 281억8300만원 정도로, 한 해 평균으로는 51억원에 달했다.

적발된 사례 가운데 직장인 A(59)씨는 '출장 중 교통사고로 부상'했다며 치료를 받았다. 그는 산재 보험이 아니라 건강보험을 이용해 약 3년, 정확히는 1071일 동안 2억2122만원에 달하는 건강보험 급여를 받았다. 공단 측은 이를 적발해 전액 환수했다고 한다.

이처럼 산재를 은폐하거나 미신고한 사례를 적발하면 환수하고 있지만, 아직 환수하지 못한 금액도 적잖았다. 2016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적발된 사례에서 환수 조치한 금액은 254억5200만원 정도로, 환수율은 90.3% 수준이었다. 산재 은폐 또는 미신고 사례를 확인하고도 아직 환수하지 못한 비율은 9.7%에 이르는 셈이다.

최 의원은 최근 '50억 퇴직금' 논란이 인 곽상도 의원의 아들과 관련해서도 공단이 조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곽 의원의 아들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휩싸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로부터 고액의 퇴직금을 받았는데, 50억원 중 상당액이 업무 중 재해에 대한 보상이란 입장이지만 과도한 액수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최 의원은 "확인 결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8년부터 산업재해를 신고하지 않은 채 병원 진료를 받았던 곽씨와 화천대유에 대해 산업재해 은폐 및 미신고 적발은커녕 아직 조사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공단은 하루빨리 관련 기관과 협의해 산재 은폐·미신고한 화천대유와 곽씨를 조사해서 부당 이득을 전액 환수하고, 산재 은폐·미신고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손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찬균  allope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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