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발명가가 돼 세상을 바꿀 수 있다. 특히 가사·육아 참여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여성들의 관심은 일상생활을 향해 있기 때문에 일상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피부로 느낀다. 때문에 여성, 특히 주부 발명가들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능에 보다 집중해 가격은 낮추고 시장성을 확보하는데 용이하다. 또한 여성들의 섬세한 시각으로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든다. 음식물 쓰레기 건조기, 스팀 청소기 등이 좋은 사례다.

 

따로 봐야 제대로 보인다
세계 여성들의 발명 특허 제품을 만날 수 있고 발명·기업인들의 축제인 2016 대한민국 여성발명대회·여성발명품 대회가 6월 16일부터 19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다. 특허청과 한국여성발명협회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는 100여개 이상의 여성발명기업들이 참가했으며,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25개국 296점이 출품돼 102개사 118부스에서 열렸다. 첨단기술 속 생활 발명품이 묻히는 것이 안타까워 여성발명가들이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장이 필요함을 느낀 조은경 한국여성발명협회장은 여성들의 생활 속 발명품 홍보를 위해 박람회를 개최했다고 소개했다.

 

생활 속 아이디어의 구체화
국내에서 여성 발명만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유일한 대회에 대한 발명가들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발명품의 규모가 작던 크던 자신의 발명품에 자부심을 느끼고 관람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은 열정으로 가득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화재 발생 시 외부로 안전하게 대피하기 위해 발코니에 설치하는 안전계단’, ‘QR코드를 부착해 어린이와 여성의 납치 유괴 등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구조를 요청할 수 있는 SOS 신발’, ‘옷걸이를 이용해 옷을 거는 대신 옷을 갠 후 책장에 책처럼 꽂아 인테리어 효과까지 노린 1석2조 정리도구’ 등 실용적이고 창의성이 돋보이는 아이디어 상품과 특허 기술제품들이 전시됐다.
또한 장시간의 외출이나 여행 시 냉장 보관이 필요한 의약품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휴대할 수 있는 냉장약 보관기, 엄마와 아이가 모두 편안한 샴푸스텝, 분리수거용 핸드캐리어 등 여성들의 발명 아이디어로 제작된 시제품도 전시돼 눈길을 끈다. 행사기간 동안 롯데마트, 인터파크 비즈마켓, 대형서점 등 유통채널 MD와 유통컨설팅 업체가 참여하는 유통 상담관도 상시 운영했다. 한편 세계 여성의 발명특허기술과 발명품을 심사해 시상하는 ‘세계여성발명대회’에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터키, 말레이시아, 폴란드 등 25개국에서 300여 점의 여성 발명품이 출품됐다. 이밖에 16일 여성 기업인, 발명인들의 네트워크 강화와 국제 교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대한민국세계여성발명포럼’이, 6월 20~22일 3일간 한국지식재산센터에서는 여성 기업인과 중소기업인의 지식재산권 역량 강화, 해외 진출 확대를 목표로 하는 실무적인 지식재산 국제 교육프로그램인 ‘글로벌 여성IP리더십 아카데미’도 개최했다.

 

가장 필요한 건 격려
한 참가자는 “처음 시작은 규모가 작은 업체였는데, 박람회에 참가하면서 지금은 두개 부스를 사용해야 될 정도로 규모가 상당히 커졌다”며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이런 것이 필요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제 제품을 알아봐 주시는 것 같아 너무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누구나 아이디어는 갖고 있으나 구체화 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 현실이다. 한국의 여성은 대학 진학율이 80%에 육박하는 능력 있는 인재들이 많지만 사회적 기회는 남성에 비해 적다. 여성 발명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격려다. IT중심의 발명대회에 밀려 생활 발명품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환경의 개선이 우선으로 필요하다.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권리를 인정받고 최종적으로 경제력도 확보할 수 있도록 경험의 장이 더 다양해지기를 바란다.

 

글·사진/ 박찬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