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가장 큰 고민거리는 경제적인 문제와 더불어 취미와 여가생활 등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 것이다. 은퇴 고령자들은 경제적인 관심과 더불어 남은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전반적인 설계를 도와주는 ‘누군가’를 찾고 싶어한다. 이때의 ‘누군가’가 바로 금융노년전문가다. 닐 커틀러 박사가 이름조차 생소한 금융노년전문가를 양성하는 과정인 금융노년학을 창시했다. 9월 11일 ‘50+ 커뮤니티와 시니어비즈니스’라는 주제로 강연하기 위해 방한한 닐 커틀러 박사로부터 금융노년학에 대해 들었다.

  

금융노년학이란 무엇인가
100세 시대, 미국에서는 시니어들의 풍요로운 노후를 고민하는 노년학(Gerontology)에서 금융노년학(Financial Gerontology), 환경노년학(Environmental Gerontology), 기술노년학(GeronTechnology) 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노년학은 금융업계와 전문직 종사자들이 기존 재무적인 상품 제공 위주에서 보다 나은 서비스(재무적+비재무적)를 시니어들과 그 가족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전문적인 지식을 배우는 자격증 전문교육과정 즉, 금융노년전문가(RFG-Registered Financial Gerontologist)입니다.
쉽게 말해 금융노년학은 금융업계와 전문직 종사자들이 노년학을 배우는 것으로 본 과정을 통해 금융업계와 전문직 종사자들이 시니어들에 대한 상담범위 및 상담스킬을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유래한 금융노년학이 싱가폴, 이스라엘 등 선진국을 거쳐 한국에 도입되고 있습니다.

 

금융노년전문가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
금융노년전문가(RFG) 과정은 금융 전문가들이 인간의 노화과정에 대해 연구하는 노년학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금융지식을 기반으로 비재무적인 서비스를 개발, 추가함으로써 기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방법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시니어들의 신체변화에 대한 이해, 나이든 가족고령화에 대한 이해, 세대간의 차이에 대한 이해 등 금융적인 기본 지식에 이러한 비재무적인 내용이 포함돼 노인 관련 전문성(상담범위, 상담스킬 확장)을 갖게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금융종사자들과 현장 접점에서 고객을 만나는 재무설계사(FP)들은 주로 30~40대로 젊은 편입니다.
이들은 금융에 관련된 지식은 풍부하지만, 점차 고령화되는 고객들의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특성의 변화와 삶의 우선순위를 제대로 파악하고 대처하지 못해 고객들이 원하는 상담, 서비스, 상품 판매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니어 고객들은 이제 어떻게 자산을 소비하고 유지 혹은 확대하는지에 대한 관심을 넘어 남은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전반적인 설계를 도와주는 ‘누군가’를 찾고 싶어합니다. 이때의 ‘누군가’가 바로 금융노년전문가인 것입니다
 
그러면 RFG는 비재무적인 이슈에 대해 좀 더 집중하고 있다는 말인가
 맞습니다. 금융노년전문가 과정은 노년학을 가르치는 것이지 금융에 대해 가르치는 것은 아닙니다.
금융전문가들이 노년학과 관련된 내용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금융적인 배경지식을 기반으로 노년학적인 배경지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시니어들의 생물학적인 신진대사에 대한 이해, 나이든 가족고령화에 대한 이해, 세대간의 관계에 대한 이해와 건강, 가족, 관계, 평생교육, 일자리와 일거리, 취미·여가 등 시니어들의 행복한 노후에 필요한 비재무적인 이슈를 다루고 공부하는 것입니다. 

 RFG의 목적은 비재무적인 분야에 대한 만족도를 높인다는 것인가
 비재무적인 분야에 대한 만족도 상승은 RFG의 여러 목적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RFG들은 고객들의 재무적인 준비를 돕는 역할들도 기본적으로 해왔습니다. RFG는 여러분의 부모님에 관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정보를 이용해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비재무적 정보들은 때때로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재무적 정보 위에 노년학적인 정보를 가진다는 것은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서비스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것입니다.
재무적, 비재무적 동시 접근으로 RFG는 고객들에게 보다 적합한 상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재무설계사들에게 RFG의 혜택은 무엇이 있나
재무설계사는 단지 금융에 관련된 내용을 알고 있습니다. 미국 내에 많은 재무설계사들은 한국처럼 일반적으로 30~50대로 젊은 편입니다.
재무설계사들은 고객들의 포트폴리오를 성장시키는데 좋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고객들은 그들의 포트폴리오를 10년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금융전문가들을 갖고 싶어 합니다.
고객들이 점차 55세 또는 60세 이상으로 나이가 늘어남에 따라 현재 고객들은 자산의 증식보다는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시니어 고객들은 어떻게 자산을 소비하고 유지하는 지에 관심이 있습니다.
금융전문가들은 또 어떻게 자산을 늘리는 지에 대해 언급했지만 고객들은 남은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계획을 도와주는 누군가를 찾고 싶어 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노년학적인 개념으로 녹아들 수 있는 것입니다.
재무설계사들은 고객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 합니다.
그들은 투자, 이윤, 배당에 대해 알아야 하지만 그에 더해서 노인들의 생물학, 신진대사, 가족 등 노년학을 알게 됨으로써 재무설계사들은 점차 나이가 들어가는 고객과 재무설계사 사이에 더 깊은 신뢰관계를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때때로 고객들은 “나는 괜찮다”고 말하지만 우리의 부모님들은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다음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RFG에게 고객과 함께 일하며 고객을 유지하는 하나의 도구로써 노화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인 것입니다.
RFG는 고객들에게 완전한 서비스를 보여주기 위해서 여러분은 어떻게 돈이 늘어나는지 알아야 하고 돈을 어떻게 보수적으로 저축을 하는지 알아야 하며 또한 어떻게 고객에게 얘기를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이에 더해 살던 집에 머물며 노후를 보내는 Aging in Place에 대해 이해하는 것, 손자손녀들과 같이 어울리며 세대를 이해하는 것 또한 필요합니다.

 
 
은퇴 계획 시니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은퇴 후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 직면할 수 있는 가장 큰 리스크는 바로 충분한 돈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 누구도 돈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충분한 부를 축적했다고 여겨지는 사람도 은퇴이후 자금 부족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자신 외에 부양할 가족의 수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아픈 아이 또는 전적으로 부양해야 하는 배우자가 있다면 더 많은 돈이 필요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내부적인 변수들 이 외에도 외부적으로 국가 사회보장시스템 등이 개인의 은퇴 계획에 큰 변수입니다.
스웨덴과 같이 국가 사회보장시스템, 의료보험 혜택 등이 충분히 갖춰져 있는 국가와 일정 범위 내의 혜택만을 제공하는 미국을 비교하면 상당한 비용의 차이가 확인될 것입니다.
금융노년전문가로부터 개인에 맞는 자산을 높이는 방법 등 적합한 정보를 얻는다면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추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글·사진/김인수기자

닐 커틀러 (Dr. Neal Cutler)
기존 노년학에 금융학을 접목시켜 금융노년학이란 새 영역을 개척한 선구자다. 현재 미국 금융노년전문가협회(AIFG : American Institute of Financial Gerontology) 초대 회장과 영화· 텔레비전 펀드(MPTF : Motion Picture & Television Fund) 고령화센터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AIFG는 금융노년전문가를 양성하는 기관으로, 한국노년전문가협회(KIFG) 설립의 기반이 됐다.
MPTF는 찰리 채플린과 같은 유명 미국 배우들 주도로 지난 1922년 설립된 비영리재단으로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 연예산업 은퇴자와 현역들을 위한 건강, 복지, 은퇴설계 서비스와 자원봉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수 천 명의 연예계 은퇴자들의 재가복지(Aging-in-place)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또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USC) 부교수로 시니어비즈니스에 대해 강의하며, 금융노년학에 대한 교육과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커틀러 총장은 미국 상원 고령화 특별위원회 전문위원을 역임했다.
2010년부터는 미국은퇴자협회(AARP) 재단의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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