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복지사84 _ 김윤화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강사(박사과정)

학교에 상담교사가 따로 없던 시절에는 또래친구가 그 역할을 대신하곤 했다. 또래라서 편안하게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었고, 자기편에 서서 이해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학창시절을 버티게 해 줄 수 있었던 상담친구. 김윤화 강사는 학창시절 친구들의 든든한 상담친구였고 그때 막연하게 가졌던 카운슬러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지켜나갔다.

경청은 나의 힘
고등학생 때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것이 좋았던 그는 남이 하는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고 그의 아픔에 공감하는 과정이 보람 있었다. 나중에서야 누군가가 하는 말에 귀 기울이고 경청하는 태도가 사회복지사의 중요한 자질임을 깨닫게 되었다. 사회복지사로 일하게 되면서부터는 상대방과 함께하는 동안 집중해서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기 위한 노력을 많이 쏟았다.
“환자들은 자살 시도나 사고 후 병원을 찾게 되죠. 상담을 하면서 제가 그분들에게 큰 역할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세상의 가장 아픈 사람을 도닥여주는 역할이라고 할까요.”
인천 은혜병원에서 1년 간 수련과정을 보낸 뒤 2001년 정신보건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 후 정신보건센터에서 10개월 간 근무하고 근로복지공단 인천산재병원에서 11년 간 근속했다. 병원에서는 정신과 업무와 재활 업무를 병행했다. 환자들을 상대로 주로 심리사회적 상담, 가족 상담을 실시했다.
“처음에는 환자들이 몸이 아프니까 마음도 아플 것이란 생각에 상담가가 심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여겼어요. 하지만 환자들의 욕구를 파악해 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김 강사가 한 업무 중 환자들에게 호응이 좋았던 것은 무료간병인 지원에 대한 것이었다. 이밖에 병원 후원회를 통해 경제적 지원을 연계하고 퇴원 후 예상되는 환자들의 어려움을 파악해 복지관 자원연계를 도왔다.
그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동안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과정을 마쳤다. 석사 졸업하고 2년 후인 2007년부터 강의를 맡아 학생들을 가르쳤고, 평생교육원 및 온라인 강의도 진행했다. 얼마 전부터는 병원을 그만두고 학교 일에 매진하고 있다. 처음 출발은 정신보건사회복지사였지만, 일을 해 오면서 의료사회복지에 더 흥미를 느껴서 현재 숭실대학교 박사과정(의료사회복지전공)에 재학 중이다.

타인의 고통 알려면 먼저 자기탐색부터
오전에는 대학원생으로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오후에는 강사가 되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어 누구보다 바쁘게 꽉 찬 하루를 보낸다. 학생과 교수 각각의 입장을 경험할 수 있어서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학생들을 지도할 때는 누군가의 어려움을 이해하기 위해서 자기탐색 과정의 중요성을 자주 언급하곤 한다.
“환자마다 유형은 비슷할 순 있지만, 사람들은 제각각 다르고 그들 나름의 엄청난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사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면 자신부터 알아야 해요. 내가 나를 알지 못하면 편견으로 사람을 해석할 수 있거든요. 사회복지를 하려면 자신부터 통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간관계론 강의를 맡고 있는 그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 인간관계의 기술’이라고 말한다.
김 강사는 정신보건사회복지와 의료사회복지 영역을 공부하고 경험했던 것이 재미있었고, 일을 하면서 자신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자신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며 통찰의 시간을 가지고 이론적으로 지식을 습득하면서 정리해보는 과정을 통해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나자 마음이 편해졌고, 조금씩 용기도 생겼더라는 것. 평상시에 자신을 다독거리며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던 터라 아무리 고통스러운 일을 겪어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부족한 나를 훈련하는 과정이고, 언젠가 내게 득이 될 날이 올 거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제 그는 너무 소중한 바람이어서 자주 꺼내볼 수 없었던 소망을 펼쳐 놓으려고 한다. 생각만으로도 흐뭇해지는 이 한 장면을 위해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밤늦게까지 학교에서 연구에 푹 빠져서 학생들과 프로젝트를 하다가 ‘우리 저녁이라도 먹고 갈까?’라고 말하며 연구실을 나오는 거에요. 오랫동안 이 꿈을 간직해 왔어요. 교수가 되는 꿈이요.”

글·사진/박선미 기자

박선미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