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딸을 자살로 내몬 가정폭력범에 대해 2심에서야 실형판결이 나왔다.

지난 6일 수원지법 제6형사부는 가정폭력 가해자 최모씨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한 1심 판결을 뒤집고,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최모씨의 아내 이모씨는 지난 해 5월14일 진도대교에서 다섯 살 난 딸과 함께 투신, 사망했고 지난 10월 이씨의 친정집에서 남편의 폭력을 고발하는 스물세장의 유서와 진단서 등이 발견되면서 유가족이 최 씨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으로 고발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가정폭력과 자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한 바 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 이모씨가 상당기간 동안 최모씨에게 심한 가정폭력에 시달렸고, 그 폭력이 죽음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만든 한 하나의 이유가 됐다고 판시했다.

최모씨는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한편 이번 판결에 “집행유예 처벌은 너무 관대하다”는 뜻을 담은 시민 3395명의 서명이 한 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 해 12월7일부터 28일까지 전국지부에서 가해자처벌 서명운동을 벌였고 같은 해 12월31일 의견서와 함께 서명지를 2심 재판부에 전달했다.

여성의전화는 “1년 6개월의 실형은 이씨와 자녀들이 당했을 고통에 비한다면 턱없이 작은 형량이지만 ‘남편 최씨로 인해 죽는다’는 이씨의 호소가 받아들여졌다”며 가정폭력으로 인한 자살을 인정한 판결에 환영을 표했다.

또한 “이번 판결이 가정폭력이 사회적 범죄임을 알리고, 앞으로는 가해자를 엄하게 처벌하고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작점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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