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한 한국형 감염병 예측 허브(HUB)를 구축한다. 영유아 중심이었던 예방접종 체계도 전 생애 주기로 확대한다. 메르스·코로나19 사태는 지나갔지만 감염병 사태가 언제든 또다시 올 수 있는 만큼 보다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21일 충북 청주 질병청 청사에서 진행한 2025년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한국형 감염병 예측 허브를 2027년까지 시범 운영하여 감염병 유행 예측 체계를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병원과 환자를 토대로 감염병 유행을 예측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유행을 평균 최대 4주가량만 미리 내다볼 수 있었다. AI, 수학, 통계, 미생물학 등 여러 분야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새로운 체계를 도입하면 예측 기간은 늘리고, 정확도도 높일 수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현재로선 장기예측이 굉장히 어려운 만큼, 보다 길게 예측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려고 한다"며 "해외에서 개발된 체계들이 있지만, 한국 여건에 맞춘 요인들을 넣은 체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예방 접종 체계를 소아 중심에서 전 생애주기로 확대해 감염을 예방할 계획이다. 앞서 질병청은 지난해에 56세 국가건강검진 시 C형 간염 항체 검사를 도입하는 방안을 결정했고, 폐렴구균을 폭넓게 예방하는 15가 폐렴구균 백신도 도입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하고 있지만, 접종률이 높은 한국은 감염자가 해외여행 또는 해외여행자를 접촉한 사람 외에는 없다"면서 "반면 최근 인플루엔자(독감) 환자 증가는 코로나19 때 비해 접종률이 떨어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감염병 대유행에 대비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도 지속할 계획이다.

외상 등 손상 관리 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청장년층 사망원인 1위가 외상 등 손상"이라면서 "손상을 통합적으로 예방, 관리하기 위한 손상예방시행법을 시행하고 8개 정부부처 합동으로 5개년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비 지원 희소 질환도 1,272개에서 1,338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지난해 코로나19로부터 완전한 일상 회복을 이뤘다"면서 "올해는 감염병뿐 아니라 만성 질환과 다양한 건강 위해로부터 국민의 건강과 안전한 일상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희라 기자  heera29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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