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한 학교에서 교사가 지적장애학생을 수년간에 걸쳐 성폭행한 사건 관련 장애부모들이 제2, 제3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해자에 법정최고형을 내릴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강원지방경찰청은 지적장애학생 K(18)양을 수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로 도내 대안학교 교사 L씨(35)를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강간등)위반으로 구속 기소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L씨는 지난 2007년 9월경 교실청소를 하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등교한 피해자를 빈 교실로 유인, 성폭행하는 등 올해 9월경까지 5회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적장애 3급인 피해자는 가정형편으로 기초교육을 받지 못해 뒤늦게 대안학교에서 공부를 하게 됐고 피의자는 담당교사의 지위를 이용, 위력을 행사해 교실 및 L씨의 집 등에서 수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교사로서의 신분을 망각한 파렴치한 범행은 피의자가 집에서까지 성폭력을 일삼다가 아내에게 발각돼 지난 5월부터 이혼소송이 진행되면서 드러났고 지난 10월 중순 강릉여성의전화가 사건을 고발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한편 피의자 L씨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피해자의 장애사실을 전혀 몰랐고 서로 합의하에 성관계를 했다며 궁색한 변명으로 성폭행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장애인부모회는 7일 성명을 통해 “지적장애인에 대한 성폭행 사건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가해자에 대한 사법 당국의 솜방망이 처벌이 지적장애인에 대한 성폭력이 근절되지 않게 하고 있다”며 “경찰과 검찰, 법원에서는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엄벌에 처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어 부모회는 “우리는 사법당국에 당신들의 자녀가 이런 피해를 입었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묻고 싶다”며 “법이 보호해야할 가장 취약한 집단인 지적장애인 여성들을 사법당국이 보호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살아 갈 둥지를 잃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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