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발생한 지적청소년 성폭행 사건 관련 대전지방법원이 가해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시민사회단체가 “장애여성 성폭력사건에 대한 솜방망이처벌을 예고하는 예고편”이라며 비판에 나섰다.

최근 대전지법은 지적장애여학생 집단성폭행 사건 가해자 16명 중 사건의 발단을 제공했거나 추가피해를 유발한 4명에 대해 발부된 구속영장을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고 영장발부 사유에 해당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전부 기각한 바 있다.

검찰관계자는 법원이 죄질이 가볍지 않으나 피의자들이 전과가 없는 학생인데다, 피해자와 합의했고, 피의자들이 반성하고 있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으로 구성된 ‘대전지적장애여성 성폭행사건 엄정수사 처벌촉구 공동대책위원회’는 2일 “다른 가해자에게 소개까지 한 것은 지극히 악의적인 범죄”라며 “사법당국은 엄정한 법집행을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집단으로 이루어진 성폭행을 '화간'으로 치부할 수 없다"며 "피해자와의 합의를 이유로 모든 죄가 경감될 수 없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법원이 피의자들의 인권을 존중한 것처럼, 피해자의 인권과 이 사건을 지켜보고 있는 모든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입장 또한 존중해주기를 바란다"며 "지적장애 특성에 대한 이해 없이 피해자의 적극적인 저항이 없었다는 이유로 또다시 무혐의처리 된다면, 이 땅의 모든 지적장애여성과 그 가족들은 이 사회에서 더 이상 희망을 발견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책위는 이 사건의 엄정한 처벌을 요구하는 1인시위, 탄원서 접수 등 진행할 예정이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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